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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의 길, 깊은 고민과 과감한 도전이 답이다

관리자 10-04 2,446

 

정현철 교수(종양내과

진료 분야 : 항암약물치료(위암, 유방암), 신약치료

 

 

 

진단을 받았다면 우선 공포를 이겨내야 합니다. 아울러 병원 시스템에 적응해야 합니다

절차도 많고 기다릴 일도 많겠지만 틀에 들어가 적응하는 승률을 높입니다

마지막으로 너무 자존심 상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의료진이나 가족, 다른 환자들의 말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도움 받는 부끄러워하는 자세는 치료에 방해가 뿐입니다.

 

진단이 내려지면 가장 먼저 공포감이 엄습한다. 머릿속에서 시작된 두려움은 순식간에 마음과 생각을 사로잡는다. 십중팔구 목숨을 잃는다는 속설은 터무니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력적이다. 머리칼이 빠지고, 바닥을 구르며 비명을 지르고, 없이 구역질을 해대는 드라마의 진부한 장면들이 생생한 현실로 다가온다. 헤아릴 없이 많은 암환자들의 회복을 도와온 종양내과 정현철 교수는 그처럼지난 세대의 두려움 떨쳐내는 작업을 치료의 걸음으로 꼽는다.


달라졌다는 말씀, 정말 믿어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제가 주로 보는 위암만 하더라도 60% 완치됩니다. 나을 가능성이 훨씬 높은데 겁부터 먹는 올바른 마음가짐이 아닙니다. 우선, 예전과는 비교할 없을 만큼 약이 많아졌습니다. 지금은 해에 10 넘는 치료제가 나와서 전문가들도 기억 못할 정도입니다. 효능은 높아지고 부작용은 대폭 줄었습니다. 대다수 약물은 복용해도 구토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는 경우도 절반이 넘습니다. 입원 치료를 받아야 환자는 10% 남짓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는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직장생활을 계속하라고 권하는 편입니다.




교수님이 오랫동안 연구해온 표적치료제도 그 신무기에 들어가겠군요.

암세포 가운데는 특정 유전자에 기대어 살아가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혈관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는 놈도 있습니다. 검사를 해서 유형에 따라 각각 다른 억제제를 쓰는데 요즘은 표적치료제 쪽으로도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유전자검사 비용이 많이 낮아진 데다가 항체 약제를 만드는 시스템을 비롯한 인프라가 구축된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웬만한 암은 모두 표적치료제로 고치는 시대가 온 셈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표적치료제를 있는 아닙니다. 치료의 핵심이 전자를 결정하고 검사를 해서 해당 사항이 있으면 거기에 맞는 표적치료제를 찾아야 합니 . 그런데 막상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돼서 암세포를 만들어냈는지 있는 경우는 아직까 20-30%밖에 되고, 거기에 적합한 표적치료제가 개발되어 있는 경우는 가운데 다시 20-30% 불과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암세포는 영악스럽기까지 해서 유전자에 듣는 표적 치료제를 쓰면 얼른 다른 유전자로 갈아타버립니다.

 




그럼 거기에 맞춰 다른 치료제를 찾아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표적치료는 유전자와 약을 조합하는 전문가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나친 말이 아닙니다. 어떤 유전자를 골라 어떤 약을 것인지 판단하는 시간과 공부가 많이 필요합니다. 제아무리 뛰어난 종양내과 의사라도 혼자서는 감당할 없는 일입니 . 그래서 자연스럽게 전문화, 세분화될 수밖에 없지요. 암의 종류, 진전된 정도에 따라 영역만을 집중적으로 보게 되는 겁니다. 아예 신약개발 쪽으로 가닥을 잡는 전문가도 나타나고요.



 

표적치료는 유전자와 약을 조합하는 전문가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떤 유전자를 골라 어떤 약을 것인지 판단하는 시간과 공부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전문화, 세분화되었지요.

 



종양내과 의사에게 연구는필수처럼 보입니다.

대학병원에 있다 보니 재발과 전이를 거듭하며 상당히 진행된 암환자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런 환자들에게 우리의연구 성과 그야말로 희망의 끈입니다. 그런 꿈을 현실화시키고 다음 세대로 연결하는 대학병원 의사들의 의무입니다. 완치 여부와 상관없이 환자를 끝까지 피고 첨단을 따라가며 새로운 기술과 약을 찾아내는 일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연구자에게 필요한 자질 같은 게 있을 성싶습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인가요?

연구자는 한결같아야 합니다. 사람의 몸을 다루는 의학 분야는 더더구나 들쑥날쑥하지 말아 합니다. 그러자면 자신에게 엄격해야 하고 자신의 잘못을 보는 빨라야 합니다. 명석한 아이디어를 가졌다고 교만해선 되고 너무 겸손해서 발상이 묻혀서도 됩니다. 지치지 않고 새로운 받아들이고 실패를 겁내지 않는 마음가짐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젊은 연구자들에게실패해야 성공할 있다 자주 이야기합니다. 잘못을 찾아내서 똑같은 실수를 풀이하지만 않으면 반드시 뜻을 이룰 있습니다.

 


 

환자는 밀려오고, 병의 양상은 다양하고, 연구과제는 쌓이고… 숨 막히지 않으세요?

물론, 싸움이 길고 복잡해지다 보니 지칠 때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중증환자가 많은 데다 술적인 발전 속도가 감당할 없이 빠른 분야여서 지원했다가 돌아서는 전공의도 심심찮게 옵니다. 하지만 의사가 환자를 낫게 수는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명도 남김없 살리고픈 마음은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이진 않습니다. 의사의 몫은 환자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내서 환자와 함께 최선을 다해 달리는 것까지라고 믿습니다. 2-3차까지 넘어가지 않도록 1 치료의 방어망을 촘촘하게 짜서 환자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겠다는 마음가짐이 합리적일 겁니다.



 

 



연구자의 보람은 해묵은 논문들이 아니라 그간의 노력을 디딤돌 삼아 

후배들이 앞으로 치고 나가는 데 있습니다.

 

환자와의 관계를 될 수 있는 대로 객관화시키는 편이신가 봅니다.

밤새 뒤척이던 날이 있었습니다. 이유가 없는데도 몸이 괴로우면서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었고 누군가 자꾸 깨우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음 아침 일찍 병원에 가보니 유난히 마음이 가는 분이 임종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제가 오길 기다렸다고 하시더군요.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선 얼마 곧바로 임종하셨습니다. 이런 비슷한 일을 한두 차례 겪고 정서적으로 너무 부대끼더군요. 그래서 힘을 다해 치료하지만 환자 하나하나를 기억에 담아두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진료에 연구, 교육까지 시간을 어떻게 쓰시는지 궁금합니다.

연구 일은 아침이나 저녁 늦게, 주말이나 휴일에 수밖에 없습니다. 평일에는 진료하는 데만도 시간을 쪼개 써야 하는 형편이니까요. 요즘은 새벽 5 50분쯤 병원에 와서 행정적인 일들을 처리하고 7시에 회진에 나섭니다. 그래도 저는 나은 편입니다. 젊은 교수님들은 나와 환자를 보거든요. 육체적으로는 힘들겠지만 스스로 일정을 계획하고 조절해나간다 점에서 발전이라면 발전인 셈이죠 




숙제처럼 여기는, 또는 후학들의 활약을 고대하는 과제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암이 우리 몸에서 적응하는 과정을 찾아내야 합니다. 암세포가 어떻게 얼마나 변신을 해나가는지 추적하고, 한편으로는 암세포를 교육시키는 방법을 찾아내는 연구를 지원하고 싶습니. 몸이 죽으면 함께 죽을 수밖에 없음을 똑똑한 암세포한테 가르쳐서 적당한 선에서 확산을 스스로 멈추도록 유도할 수만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 항암제들은 너무 강력해서 몸과 암을 꺼번에 짓누르지만, 암만 골라서 적당히 제어할 있으면 완전히 박멸시키지 않는다 해도 뇨나 고혈압처럼 조절해가며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있을 테니까요.

 

 

 

에디터 최종훈 | 포토그래퍼 최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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