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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보는 시선, 질병을 가진 개체 아닌 전인적인 인격체로

관리자 11-08 4,007

 

중고 신인’. 조영업 교수(유방외과) 자기소개다. 이미 암을 다루는 의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터라중고이고, 새로 세브란스로 옮겨 진료를 이어가게 됐으니신인이란 뜻일 성싶었다. 스스로 내린 평가야 어찌 됐든, 학생 시절부터 세브란스에서 훈련받으며 의사의 기틀을 다졌고 유방암 환자들 사이에선 뛰어난 솜씨와 세심한 배려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는 점에서중고 신인보다고참 명인쪽에 가깝다. 인터넷 검색창에 이름 자만 적어넣어도 금방 이런저런 칭찬릴레이와 마주하게 된다.


 



조영업 교수(유방외과)

진료 분야 : 유방암(종양성형수술, 수술 전 전신치료)

 

 

 

 

 

환자들의 하소연을 잘 들어주시는 걸로도 유명하시더군요.

 

한번은 진료 대기시간을 어기면서 환자와 30 넘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때문에 덤으로 삶을 살고 있다면서눈높이 진료하는 모습이라며 칭찬하시더군요. 저는 눈높이 진료에 대한 개념도 없었는데, 그분의 설명을 듣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환자의 수준에 맞는 진료는 질병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환자의 사회경제적 수준에 맞는 진료라고 생각하며 해왔는데, 그게 눈높이 진료였던 것이죠.

특히 유방암 환자들은 대부분 여성들이라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끌어안고 있다가 의사에게 속사정을 털어놓고 싶어 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분에게는 다소 여유를 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충분치는 않습니다. 몸이 상해 오는 분들은 마음도 상해 있기 십상이어서 상하지 않게 애쓰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긴, 유방암은 사망률도 높고 재발과 전이도 잦으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사망률이 높다고요? 잘못 알고 계시네요. 유방암은 예후가 좋은 착한 암입니다. 완치될 확률이 91.5%나 되니까요. 전이의 속도도 다른 암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지고요. 재발이 잦다는 오해는 완치되는 환자가 많다 보니 다시 발병하는 분의 숫자도 따라서 많아 보이는 착시효과일지도 모릅니다. 비율로 따지면 전혀 높은 편이 아니니까요. 의료진이 정해주는 간격을 잘 지켜가며 병원을 찾기만 해도 사전에 발견하고 차단할 기회가 많습니다. 정기적인 추적검사만 잘 받아도 건강을 잘 지켜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치료만 잘 받으면 아무 걱정이 없다는 말씀이군요.

 

그것도 너무 성급한 결론입니다. 완치율이 높다고 해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수술을 받고 5년쯤 지나면 완치 여부를 묻는 분이 많습니다. 그동안 꾸준하던 병원 입도 뜸해지고요. 하지만 전문가로서는 섣불리 백퍼센트 안심해도 된다는 식의 장담을 하기 어렵습니다. 확률이 낮아도 가능성은 언제나 남아 있으니까요. 결국 꾸준한 관리가 중요합니다. 치료는 병원과 의사가 담당하지만 몸을 관리하며 책임지는 결국 자신입니다.

 

 

 

재발을 막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꼭 해야 할 일을 짚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보통 무얼 하거나 말아야 한다기보다 지금까지 지속해온 건강에 해로운 습관을 적어보는 좋습니다. 적어도 A4 정도는요. 거기서 문제행동들을 골라내서 되풀이하지 않으려 력하는 바람직합니다. 구체적인 지침 2가지를 꼽으라면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추천하고 싶습니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소량을, 골고루, 즐겁게 먹어야 합니다. 담배 조심하는 기본이고요. 다만, 호르몬수용체가 양성인 분들은 여성호르몬 수치를 올린 다고 알려진 음식들을 삼가는 좋습니다. 즐거운 운동을 골라 하루에 30-60분씩, 땀이 정도로 일주일에 3-4차례 지속하는 정석입니다.

 

 

 

호르몬수용체가 양성인지 음성인지,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하는군요.

 

환자들도 암은 얼마나 크고 작은지, 림프절 전이 여부와 군데나 전이되었는지, 호르몬수 용체와 치료의 표적으로 삼는 HER-2 유전자가 양성인지 음성인지 정도는 알아두어야 니다. 지극히 기본적이면서도 결정적인 정보여서 이것만 기억하고 있으면 담당 의사나 의료 기관이 달라지더라도 누구에게든, 어디서든 이어서 치료를 받을 있습니다.

 

 

 

의사로만이 아니라 환자로도 암을 경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7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내남없이 다들 가볍게 생각했는데 예상치 했던 후유증이 생겨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우선 출혈이 있어서 수술 당일 재수술을 받았습니다. 출혈 기도가 압박되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있었지요. 이어서 성대를 배하는 반회후두신경 기능이 떨어져 동안 말을 제대로 했습니다. 아무리 목청을 전화를 받아도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끊어버릴 정도였어요. 임상의사로 서는 치명적인 일이어서 목소리를 되찾기 위해 무진 애를 썼습니다.

 

 

 

무척 놀라고 당황스러우셨겠습니다.

 

나쁜 경험이었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긍정적인 면에서 보자면 조금 이해의 폭이 넓어 면이 있습니다. 평소 갑상선암 환자 수술을 직접 담당하면서도 체감하지 못했던 부분을 깊이 들여다보게 됐다고 해야 할까요? 환자들이 호소하는 이물감의 실체가 무엇인지 이론이 아니라 체험으로 인식하게 되었으니까요. 가능하면 환자들이 수술 뒤에도 어려움을 겪지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신 있게 수술할 면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방법들을 무시하기보다 연구해보는 기가 되었고요. 임상 현장에서 배울 없는 암에 대한 공부를 병상에서 하게 셈입니다.




 

  

 

 

유방암 예방을 홍보하기 위해 핑크색 나비넥타이를 자주 맨다는 조영업 교수

 



이모저모, 교수님의 공부는 끝이 없군요.

 

저만이 아니라 모든 의사의 숙명이 아닐까요?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신기술 도입에 과감 편입니다. 의료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은 인터넷에 정보가 넘쳐나는 터라, 상당 준의 의학지식을 갖추고 갖가지 요구를 해오는 환자와 보호자도 적지 않습니다. 의사라면 당연히 그런 분들의 궁금증을 채워주고 제안에 대응해야 겁니다. 의료기술과 약품 개발 속도도 어마어마하게 빨라져서 유방암 쪽만 하더라도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치료법과 신약이 쏟아져 나오는 형편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암이 생기지 않도록 막는 방법도 찾아내 합니다. 현실에 발맞춰가면서 그런 목표를 추구하려면 꾸준한 연구와 노력이 필수죠.

 

 

 

의료를 섬김으로 보는 세브란스의 진료철학과 같은 맥락으로 들립니다.

 

“1 차는 하루 10번씩 환자를 보라.” 레지던트 시절, 은사님한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말씀입니다. 진료 자료만 봐도 환자 상태를 웬만큼은 파악할 있지만, 제대로 치료하려면 가서 환자를 직접 보는 상책이란 가르침이었습니다. 시절부터 의사의 서비스 정신을 두에 두셨던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엔 의료가 어떻게 서비스가 있느냐며 이상스럽게 여겼지만, 갈수록 그게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임상의사는 환자를 질병을 가진 개체 아니라 전인체로 보고 배경까지 헤아리려는 서비스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유방암 환자들은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끌어안고 있다가 

의사에게 속사정을 털어놓고 싶어 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분에게는 다소 여유를 주려고 합니다. 

몸이 상해 오는 분들은 마음도 상해 있기 십상이어서 다치지 않게 애쓰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방암 완치율이 높다고 해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재발이나 전이의 확률이 낮아도 가능성은 언제나 남아 있으니까요. 결국 꾸준한 관리가 중요합니다

치료는 병원과 의사가 담당하지만 몸을 책임지는 결국 자신입니다

관리는 스스로 잘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유방암센터를 이끌게 되셨습니다. 염두에 두신 계획이 있습니까?

 

세브란스병원은 저를 키워준 모태와 같은 기관입니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같은 푸근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한 크기의 책임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병원을 세운 이들의 의도를 살리고 소명을 다하는 초점을 맞춰 최대한 힘을 보태려 합니다. 수술은 물론 이고 항암, 표적치료, 재활, 정신건강, 나아가 사회 복귀까지 돕는 통합 치료기관으로 꿔낼 있다면 바랄 없겠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세우신 기관이므로 그분의 도우심을 기대하면서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에디터 최종훈 | 포토그래퍼 최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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