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월요 활력 정보

HOME 건강정보 월요 활력 정보

빠르고 정확하게, 아기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관리자 06-08 408

수련을 받을 때는 남의 수술을 볼 기회가 많지만, 자기 환자를 보기 시작하면 그럴 형편이 안됩니다. 자연히 제대로 하고 있는지 검증받을 기회도 없어지지요. 더구나 이런 큰 기관에 있으면 잘한다는 소릴 더 자주 듣게 됩니다. 그래서 자만하지 않고 늘 되짚어보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수술을 마친 뒤에 환자와 보호자가 외과의사에게 듣고 싶은 얘기는 간단하다. “다 잘됐습니다.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하지만 의사의 입장은 다소 복잡하다. 최선을 다해도 어디서 무슨 변수가 튀어나올지 알 수 없으니 완벽을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 호기롭게 “100점!”을 외쳤다가 만에 하나 탈이라도 나면 원망 어린 시선을 감수해야 한다. 온갖 위험요인을 시시콜콜 알리자니 듣는 쪽에서 느낄 엄청난 불안감이 걱정스럽다. 결국 어디까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는 의사의 고민과 판단에 달렸다. 주로 갓난이 환자들을 수술하는 오정탁교수(소아외과)는 웬만하면 말을 줄이는 쪽을 고르는 편이다.

 

 

 

나중에 서운하다는 소리라도 들리면 어쩌시려고요?

경과가 나쁠 수도 있고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예전엔 앞질러 이것 저것 알려드리고 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까, 제 한마디 한마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시더군요. 그래서 웬만하면 “다 잘될 겁니다” 정도만 말씀드립니다. 더구나 갓 태어난 아기가 수술이 필요해서 상심이 큰 산모에게 굳이 나쁜 결과들을 강조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아직 큰 문제가 생긴 적도 없고요.

 

 

 

하시는 수술이 손을 베어서 꿰매는 것 같은 단순한 수술은 아니시잖아요?

어린 환자들과 관련된 여러 질환들을 보지만, 쇄항과 흔히 말하는 선천성 거대결장 환자들을 주로 다룹니다. 쇄항은 항문이 생기지 않아 배변길이 막히는 것을 말하는데, 인위적으로 통로를 내줘야 합니다. 막힌 길이 정상적인 배출구를 갖게 수술을 해줘야 합니다. 선천성 거대결장도 치료하기 까다로운 병입니다. 음식을 먹으면 장이 연동운동을 해서 찌꺼기들을 밀어내줘야 하는데 그 신호는 두뇌가 신경을 통해 전달합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든 그 신경이 항문에 이르기 훨씬 전까지만 자라는 경우가 있어요. 그럼 그 위쪽으로 변이 고이고 장이 부풀어 오르게 되는 거죠.

 

 

 

아, 환자가 어른이 아니라 어린 친구들이었죠?

주로 신생아나 영아들이죠. 소아외과의 중요한 수술 대부분은 만 한 살이 되기 전에 다 끝납니다. 쇄항과 선천성 거대결장도 마찬가지고요. 오늘 태어난 아기를 내일 수술해야 하는 경우도 수두룩합니다. 중증도도 제각각이어서 쇄항의 경우, 저위 기형은 한 번에 수술하고 고위 기형은 여러 번에 나눠서 수술합니다. 선천성 거대결장도 너무 위쪽에서 신경발달이 멈춘 경우엔 아주 복잡해집니다. 결국 각 환자마다 맞춤치료를 해야 한다는 게 이 분야의 어려움입니다. 수술시간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너무 어린 친구들이라 후유증이나 합병증을 피하기가 어렵겠단 생각이 듭니다.

수술 후에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문제는 변비와 변 지림입니다. 이 2가지만 없으면 변을 잘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수술 환자의 삼분의 일 정도는 변 지림 현상이 나타나는 걸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결과가 좋은 편입니다. 특히 소아 환자는 꾸준히 성장한다는 게 큰 무기입니다. 성인의 경우는 괄약근의 힘이 갈수록 줄어들게 마련이지만 갓난이는 자라면서 두 배, 세 배로 힘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익숙해지고 강해질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변을 본다는 건 아주 복잡한 반응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기 엄마, 아빠들은 완벽한 결과를 기대하지 않을까요?

기대치와 현실의 간격에 관해서는 설명이 필요합니다. 수술하면 100% 정상이 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만, 그건 시험을 앞두고 A학점을 받을 수 있느냐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B나 C학점을 받는 친구도 학교생활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기의 기형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들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는 쉽게 설득이 이뤄집니다. 물론 A학점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야 의사도 부모 못지않죠.

 

 

 

아하, 환자 가족을 안심시키는 데 더 신경을 쓰신다는 건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겠군요?

요즘 부모님들은 병원에 오기 전에 인터넷부터 뒤집니다. 수술 성적이나 보호자와의 관계를 따져보고 오신다는 뜻이죠. 항문을 통해 들어가 상처 없이 선천성 거대결장 수술을 한다는 게 알려지면서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알음알음 찾아오시는 분이 늘었어요. 하지만 수술이 잘됐다면 그건 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마땅히 그래야 하기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잘못될 확률이 아주 높은 어려운 수술에 성공했다면 그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케이스는 누구에게나 어렵기 마련이니까요. 보호자들이 좋은 평점을 주시는 건 이런 행운이 많이 따라 주어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기는 계속 병원에 있는데 주말이라고 처치가 안 이루어진다면 부모 마음이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그래서 소아외과는 전통적으로 휴일에 나와서 회진 도는 교수님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보고 배운 대로 하고 있습니다.”

 

 

 

 

 

 

 

보호자들을 자주 만나고 대화하시나 봅니다.

일요일에도 나와서 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소아외과는 뜻밖의 일들이 자주 벌어져서 전공의들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도 자주 있거든요. 경험이 많은 누군가가 도와주면 아무래도 힘이 되죠. 환자 상태가 자주 바뀌니까 분유를 더 먹여라, 말아라 정도만 가지고도 도움이 됩니다.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아기는 계속 병원에 있는데 주말이라고 처치가 안 이루어진다면 마음이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그래서 소아외과를 포함해서 외과에는 전통적으로 휴일에 나와서 회진 도는 교수님들이 많았습니다. 밤낮없이 필요하면 달려 나오고요. 저도 다 보고 배운 겁니다.

 

 

 

첨단 정보화 시대에 보고 배운단 말씀을 하시네요.

책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소아외과에 국한시켜 말하자면 보고 배우는 게 굉장히 많아서 멘토가 누구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제게는 황의호 교수님이 그런 분이셨어요. 사실 후학에게 수술을 가르쳐준다는 게 여러모로 부담스러워요. 빠르고 정확하게 수술하기도 빠듯한 판에 누굴 가르쳐가며 하려면 시간과 에너지가 좀 많이 드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황 교수님은 제게 그렇게 해주셨어요. 환자한테 부담주지 않기 위해 “쓸데없는 검사 하지 마라. 비싼 실 쓰지 마라” 이것저것 좋은 의사가 가져야 할 태도들도 가르쳐주셨습니다.

 

 

 

 

오정탁 교수(소아외과)

진료분야 : 소아 대장항문질환, 배변장애 등

 

태어난 지 하루이틀 된 신생아를 주로 수술한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며 자만해지는 것을 경계하는 오정탁 교수. 신생아의 수술 케이스는 너무나 각양각색이라, 진료와 수술에서 배움과 개발에 기울이는 오정탁 교수의 노력을 보면 “정성스럽게 환자를 본다”는 그의 진료 철학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후학들은 교수님에게서 무엇을 보고 배우길 원하시나요?

자만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특히 우리처럼 좋은 병원에 있는 외과의사는 스스로 뛰어나서 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하지만 기관의 명성 덕에 발길이 잦을 수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합니다. 더구나 수술방법은 하루가 다르게 변합니다. 지금은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수술하는 게 맞지만 10년 뒤에는 딴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의 수술을 돌아보고 문제가 없는지 늘 되짚어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에디터 최종훈 | 포토그래퍼 최재인

 

 

 

출생 후 1-2개월 이내, 장염이나 변비와 혼동

 

장은 음식물을 소장에서 대장으로, 대장에서 직장으로 이동시켜 배변할 수 있도록 연동운동을 한다. 장의 연동운동은 직장 끝까지 분포한 자율신경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신경이 직장 끝까지 완전히 분포하지 않아 장의 연동운동과 배변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선천성 질환이다.

 

증상 : 변비, 복부 팽만, 구토
변을 제대로 보지 못해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가스가 찬 것처럼 배가 항상 빵빵하며, 며칠 동안 대변을 보지 못하거나 조금씩 변을 지리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토하거나 열이 날 수 있다. 신생아의 경우에는 태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거나 3-4일에 걸쳐 오랫동안 배출될 수도 있다. 증상은 대개 출생 후 한두 달 이내에 관찰되는데, 일반적인 장염이나 변비와 혼동할 수 있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학술적 명칭은 선천성 거대결장증을 처음 기술한 덴마크 의사 이름을 딴 히르슈슈프룽병(Hirschsprung’s disease). 하지만 선천성 거대결장증이란 병명이 더욱 친숙하게 사용되고 있다.

 

진단 : 직장 조직검사로 확진
여러 검사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검사는 복부 X-ray 촬영이며, 바륨을 항문으로 넣어 대장의 모양을 확인하는 바륨대장조영술은 선천성 거대결장증의 진단에 중요하게 사용된다. 확진을 위해 직장에서 조직을 채취해 직장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치료 : 수술로 신경 없는 부위 제거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신경이 제대로 분포하지 않은 부위를 잘라내 제거하고 정상적인 신경을 가진 장을 연결하는데, 연결 방법에 따라 2가지로 나뉜다. 2000년대 이전에 주로 하던 2단계 수술법은, 우선 장에서 신경절이 정상적으로 있는 부위에 인공항문을 만들어 변을 볼 수 있도록 1차 수술을 한다. 그리고 3-6개월 정도 후 비정상적인 장을 제거하고 정상적인 신경을 가진 장을 연결하는 2차 수술을 진행한다. 최근에는 2단계 수술법에서 1차 수술을 생략하고 곧바로 신경이 없는 장을 잘라내고 정상적인 신경을 가진 장을 연결하는 1단계 수술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1단계 수술법은 주로 장에 신경이 분포되지 않은 부위가 짧을 때 시행한다. 개복 없이 항문을 통해 모든 조작이 가능할 경우, 수술 상처가 남지 않고 수술 후 배변 기능이 더 좋다는 장점이 있다.

 


 

건강정보의 다른 이야기 보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