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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에서 이제는 암 연구자로

관리자 02-28 416

희귀암 이겨낸 권우선 씨와 주치의 안중배 교수
암 환자에서 이제는 암 연구자로


 

박무석 교수

 

권우선 씨를 암 연구원의 길로 이끈 건 17년 전 십이지장에 발병한 희귀암 유잉육종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이 암과 싸우는 분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전했다.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



유잉육종이라는 병 자체를 처음 알았어요.
아무리 찾아봐도 정보가 거의 없었는데,교수님이 워낙 설명을 잘해주셔서 의지가 많이 됐어요.
저는 교수님이 아빠처럼 진짜 편해요.

 

 

“치료 끝내고 복학 결정할 때도, 대학원 진로 고민할 때도 교수님과 상의했어요.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도 진심으로 걱정하며 지켜봐주셨고요. 어렸을 때 만나서인지 오랜만에 봬도아빠처럼 정말 편해요.” 안중배 교수와의 인연을 이야기하는 권우선 씨의 표정은 참 환했다. 의사와 환자로 출발한 인연은 이제 서로를 한없이 고마워하는 동료로 발전했다.

 

십이지장에 발병한 희귀 종양


스물한 살의 가을, 이상하게 위가 아픈 듯한 느낌에 동네 병원을 찾은 권우선 씨는 궤양 진단을 받았다. 해를 넘기도록약을 먹었지만 낫기는커녕 오히려 한밤중에 방에서 기어나와 엄마를 찾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심상치 않은 딸의모습에 엄마는 딸을 데리고 가까운 종합병원을 찾았다.곧바로 입원해 금식까지 하며 여러 검사와 치료를 병행했고,조직검사 끝에 암세포가 발견되어 곧바로 위 일부와 십이지장, 췌장을 절제하는 큰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항암약물치료를 시작하면서 안중배 교수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정확한 병명도 뒤늦게 알았어요. 부모님 입장에선 스물을갓 넘긴 철부지 딸에게 희귀암이란 이야기를 하기 힘드셨나봐요. 수술 후에 종양내과 주치의로 오신 안 교수님을 처음만났을 때 저는 충격을 받았어요. 유잉육종이라는 걸 그때알았거든요. 아무리 찾아봐도 정보가 거의 없었는데, 교수님이 워낙 설명을 잘해주셔서 의지가 많이 됐어요.”권우선 씨가 치료받던 2001년에는 유잉육종 환자도 더 드물 었다. 당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파견 근무 중이었던 안중배 교수는 그녀의 조직을 미국까지 보내 진단을 한 번 더 확인했고, 함께 근무하는 동료는 물론 세브란스의 선배들과도의견을 나누며 치료 방법을 고민했다. “희귀암은 데이터가워낙 적어 의사도 예후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 유잉육종이 십이지장에 발병하는 것도 흔치 않은 사례라, 여러 전문가들과 상의하며 치료를 해나갔습니다. 항암약물치료가 끝나고 추적 관찰을 하면서도 재발에 대한 염려를 놓을 수가 없었어요. 지금은 건강을 회복해서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니 의사로서 참 고맙죠.”

 

 

긍정에너지로 일도, 가정도 행복하게


1년여 치료 후 완치된 권우선 씨는 여느 암 환자들과 비슷한고민에 빠졌다. ‘젊은 나이에 왜 이런 희귀암에 걸린 걸까?’생물학 전공을 살려 암을 연구해보고 싶다는 그녀에게 안중배 교수는 연세의대 암연구소를 추천했다. “유잉육종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그런 연구실은 세계에서도 찾기 힘들다고 하시면서 정현철 교수님(종양내과)을 소개해주셨어요. 지금은연세의료원 의생명과학부 연구원으로 위암과 관련된 연구를하고 있습니다.”긍정에너지가 넘치는 권우선 씨는 이른 나이에 암을 극복한경험이 어떤 어려움이든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고 고백한다. 또 젊은 나이부터 꾸준히 건강검진을 하는 습관을 갖게 되는 좋은 면도 있다고 했다. 다섯 살 첫째와 오는 6월에태어날 둘째가 그녀의 밝고 쾌활한 에너지를 가득 닮기를 소망한다.

 

 

항암약물치료, 계획대로 끝까지 받는 게 핵심입니다.

 

박무석 교수

 

안중배교수(종양내과)
진료 분야 : 대장암의 항암약물치료, 신약치료


암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안중배 교수는 가장 평범한 사실 하나를 늘 마음에 품고 있다.
모든 치료의 목적은 환자를 살리기 위함이라는 것
.그래서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서슴없이 동료 교수들과의논하고, 한 번 더 고민하고 또 공부한다.
유독 쉽고 자세한 설명에서환자를 향한 깊은 배려가 묻어난다.

 

 

항암약물치료 하면 부작용부터 걱정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모든 암 환자가 다 받아야 하나요?


암 치료법에는 크게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약물치료가 있습니다.
그중 암 부위를 잘라내는 수술이나 암세포에 직접 방사선을 쬐는 방사선치료는 모두 국소적인 치료지만, 항암약물치료는 전신에 작용합니다.
쉽게 말해 약이 간, 폐, 혈액, 뼈등 우리 몸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우연히 만난 암세포를 없애는 것이 항암약물치료입니다. 따라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로 눈에 보이는 암덩어리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고 재발 위험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항암약물치료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다른 부위에 전이가 되었거나 재발 가능성이높은 경우에는 반드시 항암약물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항암약물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한가요?


백혈병 같은 혈액암은 항암약물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지만, 대장암이나 위암, 폐암 등 대부분의 고형암은 수술로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완치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몸 안에 수백, 수천 개의 암세포가 남아 있더라도눈으로는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수술 이후 항암약물치료로 눈에 보이지 않는 잔류 암을 제거해 재발률을 낮추고완치율을 높여주는 것이지요. 수술 전 항암약물치료는 암에 따라 성격이 약간 다릅니다. 유방암 같은 경우, 항암약물치료로 암 크기를 줄여 절제 부위를 최소화하고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간이나 폐에 전이가 되어도 비교적 수술 가능성이 높은 대장암은 수술 전 항암약물치료로 암 세포의 활동을 억제하고 추적 관찰을 해서 최적의 수술 시기를 결정합니다. 완치확률을 높이기 위해서요. 병기가 많이 진행되어 완치를 기대하기 힘든 환자들의 경우에는 항암약물치료로 삶을 연장하고 암 증상을 조절해 고통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항암제가 너무 독해서 몸을 망가뜨린다는 오해가 아직도 있습니다.


항암제 부작용이 환자를 힘들게 하는 건 사실이지만, 암으로 인한 고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환자의 생명을 앗아가는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통증까지 주거든요. 과거 항암제가 개발되기 전 환자들은 암을 견디질 못해서 심각할 정도로 바싹 마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암과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연구들을 보면, 항암제를 사용하면 마약성 진통제를 훨씬덜 쓴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작용 때문에 힘든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항암제 덕분에 암이 주는 고통은훨씬 줄어드는 거죠. 무엇보다 부작용은 의료진과의 상의를 통해 항암제 용량이나약제 등에 변화를 주면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효과 좋은 항구토제가 많이 개발되어서 항암제 투여로 생기는 구토는 거의 약으로 다스릴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나 심리적 이유로 구토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요. 의료진의 계획에따르는 항암약물치료는 부작용보다 효과가 훨씬 큽니다.

 

 

최근 나오는 면역항암제는 부작용이 훨씬 적고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항암제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전통적인 항암제는 세포독성 항암제입니다. 암세포가 빠르게 분열하는 특성에 착안해 만들어진 약으로, 빠르게 분열하고 자라는 세포의 DNA에 직접 작용해 암세포를 죽입니다. 그러나 분열이 활발한 세포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항암제가 백혈구나 위장 점막, 머리카락 등 세포분열이활발한 정상세포에 작용하면 백혈구 감소, 구토, 탈모, 입 안이 허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이와 달리 표적치료제는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할 때 관여하는 특정 단백질이나 분자를 제한해 암세포를 줄이는 약제인데, 암종마다 또 사람마다 표적 인자가 달라서 사용에 제한이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나온 면역항암제는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죽이기때문에 기존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월등히 적다는 장점이있지만, 아직은 극히 일부 암에서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환자 입장에선 어떤 의사에게 어떤 치료를 받느냐가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제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의사여도 혼자서는 암을 고칠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명의가 아니라 ‘명팀’이 필요한 거죠. 제가보는 대장암만 하더라도 대장항문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 등과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결국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최선을 찾는다학제 진료가 암 치료의 핵심이고, 다학제 진료가 잘 되는 병원이 가장 좋은 암병원입니다.

 

암과 싸우는 데는 명의가 아니라 ‘명팀’이필요합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소통하며 최선의 길을 찾는 다학제 진료가암 치료의 핵심이고, 다학제 진료가 잘 되는병원이 가장 좋은 암병원입니다.


항암약물치료와 음식에 대한 속설,

Yes or No

 

박무석 교수

 

 

채소 위주의 웰빙 식단이 최고다? No!


암 환자들에겐 체력을 잘 보존해서 계획된 항암약물치료를 끝까지 잘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체력 끌어올리기에 가장 좋은 음식은 영양가 높은 단백질, 그중에서도 단연 육류. 구토하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면 양념이나 간이 조금 세도 괜찮다. 무슨 고기든맛있게 먹고 체력을 잘 지켜서 끝까지 치료받는 게 암을 이기는 지름길이다. 채소 위주의 웰빙 식단은 완치판정 이후로 잠시 미뤄두자

 

 

항암제로 떨어진 체력, 한약으로 올린다? No!


항암약물치료를 받는 동안 열심히 해독하느라 혹사당하는 간. 이때 한약, 홍삼, 장어즙 등 건강보조식품을 섭취하면 간에 과부하가 걸린다. 실제로 건강보조식품을 섭취한 후 간수치가 급격히 상승해서 계획된치료를 미뤄야 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결국 호시탐탐 내 몸을 노리는 암세포에게 활동 기회를 주는 셈.조금이라도 미심쩍은 음식은 반드시 의료진에게 물어본 후 섭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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